새벽부터 감정소모 :-l

순간 머리끝까지 화가 났는데도 백프로 폭발시키지 못하는 나를 재발견하였다. 평소에 해보지를 않았으니 방법을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만 암튼 분했다. 참을 만큼 참았고 더 이상 관대할 수는 없고 진짜 연을 끊어 버리고 싶어서 일부러 상처주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무의식적으로 개똥 피하듯이 다른 말을 고르고 있었다. 나의 그런 지지부진함이 잘못인가
제발 전화하지마 그냥 서로 없는 사람으로 살자

너무너무 슬프다

환자가 너무 불쌍하고 안쓰럽다. 정말 밉고 꼴보기도 싫은데 또 미워할 수가 없는 게 짜증 난다. 9에이에서 만난 그 CABG 할아버지나 수술방의 aortic dissection 아저씨 같은 사람들이 가엾고 싫어서! 오늘 아침처럼 가서 자라고 할 때 바닥에 이불 떨어뜨릴 때 정말 너무 슬퍼서 미쳐버릴 것 같다. 이 사람들을 모두모두 다 조금이라도 편하게 낫게 해 주겠다는 비현실적인 욕심을 못 견뎠다면 성자가 되었겠지만 그러지 못해서 도망쳤다. 잘했는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내 남은 감성을 착실하게 갈아 없애는 트랙에서 빠져나왔다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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